그리하여,




밥을 잘 먹고 있다. 양껏 먹는다. 어제는 갑자기 가슴이 시려서 무턱대고 누군가를 불러 당장 김치찜 집으로 나를 안내하라고 했; 저녁 10시 드라마를 보며 김치찜을 먹었다. 두터운 살코기만 쏙쏙 골라먹고 뜨거운 라떼를 마셨다.

원서를 내고 각각 필기와 면접을 본 두 곳의 전형을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(아직 결말까지 갈 길은 멀지만; 서류, 필기, 면접, 면접, 면접! 무한 면접의 나날들). 아빠와 엄마가 번갈아 전화를 몇 번씩 했다. 이미 인터넷으로 명단 확인한 줄 뻔히 아는데, 계속 어찌됐냐 딴청딴청 귀요미 님들. 엄마가 오늘은 아무말 말고 등심을 사 먹으라 명령하셨다! 힘을 쌓아두어야 한다고. 얇은 우삼겹을 불에 살짝 스치게 익혀 꼭꼭 씹어 먹었다.

나는, 버틴다. 무조건 버틴다. 한 번도 버텨본 적 없다. 그래서 소중한 것들이 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. 
바타유의 아름다운 문장을 조금 읽고 푹 자야지. 잘 먹고 잘 자고 버티는 거다. 


      

1 2 3 4 5 6 7 8 9 10 다음